“사장님, 유자 하이볼 한 잔이요.” 걷다 보면 몸이 움츠러들어 의식적으로 허리와 어깨를 펴줘야 했다. 추위에 뻣뻣하게 굳은 몸을 빠르고 확실하게 풀어줄 방법으로 스가와라가 선택한 건 달콤한 술 한 잔이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훈훈한 열기가 추위에 얼어붙은 볼 언저리를 감쌌다. 스가와라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주문을 외치고 익숙하게 걸음을 옮겼다. 주방...
sㅏk 님 회지 <남기고 가는 길> 축전 위 작품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순례자의 길 언젠가 쿠로오 테츠로가 내 기억에서 흐려질까 걱정하던 때가 있었다. 더이상 그 애를 만질 수 없고 들을 수 없어서, 나날이 변해가는 세상에 밀려날까 안타까워하던 시절이 길었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자라거나 멀어지지 않고 형질을 유지하는 것...
제곧내 조금 진정하고 후기를 올리려 했는데 더 정신차리면 기억도 휘발될 것 같아서 생각난 김에 후다닥 써봅니다 .. 근데 행사장에서 찍은 사진이 거의 없음 왜냐면 행사장에서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기 때문이죠 행사 시작 직전까지 제일 많이 한 생각 (감개무량) 1월 디페에서 다이스가 쁘띠존 치른 후부터 계속 원고 했었으니까 어언 7개월을 달려왔습니다 ... ...
2023. 08. 19 하코더 무료배포 The new semester syndrome 새 학기 증후군 “스가와라, 네가 듣는 수업에 사와무라라는 학생 있지?” “그게 누군데요?” “아직 본 적 없으려나, 이번 학기부터 복수전공하는 앤데, 학번은 너랑 같아.” 스가와라는 타케다 조교의 물음에 강의실에 홀로 앉아 있던 낯선 얼굴 하나를 떠올렸다. 사학년...
알람 소리가 울리지도 않았는데 눈이 떠졌다. 평소와 다른 천장에 눈을 뜨고도 어딜 봐야 할지 몰라 가만히 누워만 있던 스가와라는 가슴을 내려치는 통증에 괴로운 신음을 냈다. 눈이 번쩍 뜨이는 무게에 가늘게 숨을 쉬었다. 흉부가 점점 호떡처럼 납작하게 눌려 지글지글, 심장 뛰는 소리가 시끄러웠다. 무거워. “으윽…….” “음, 일어났어요?” “네에….” ...
2023. 08. 19 '하코더' 판매 예정 마시면 마실수록 느는 게 술발이라곤 해도 어디까지나 몸이 술을 받아들이는 데에 한해서지 해독 능력은 별개의 일이었다. 소위 ‘술을 잘 마신다’고 불리는 이들도 시간이 지날수록 저하되는 간 기능을 멈추게 할 수는 없어 궁여지책으로 맥주와 소주가 아닌 위스키나 럼을 찾는다. 그쯤 되면 병이나 잔으로 줄을 세우기보다 ...
좋아. 너랑 이러고 있는 거. 다 좋아. 그건 반드시 우리를 저버리고 마는 말이었다. 안개 낀 도로를 끝없이 달리는 것처럼 기대하고 절망하기를 반복하는 일이었다. 소울메이트 “기름 없다.” 사와무라가 말하자마자 빛바랜 연두색 마쯔다 캐롤이 제자리에 멈춰 섰다. 열린 차창에 손을 뻗어 텁텁한 바람을 만지던 스가와라는 빈손을 만지작거렸다. 없다. 바...
에버, 애프터 Ever, after "켄마, 나 아파." 눈만 깜빡여도 속을 아는 십년지기 쿠로오 테츠로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됐다. 주말 아침부터 대뜸 전활 걸어 하는 소리에 코즈메는 조이스틱 위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손가락을 멈췄다. 던전을 휘젓고 다니던 캐릭터가 멀뚱멀뚱 서 있으니 사방에서 달려든 가고일이 신나게 사지를 물어뜯었다. 생명력을 모두 소...
트위터로 썰풀다가 갑자기 현타와서 도망침.. 유치뽕짝 그 자체지만 내 취향이야 이게 나야 어쩔 수 없다 스가는 성격상 퀸카는 못될 것 같고 은은하게 인기 있는 학생일 것 같음 .. 외모 준수. 성적 준수. 성격 준수. 엄청 튀는 스타일은 아니어도 다들 스가 예쁘고 좋은 애인 건 아는 정도? 그렇게 모두의 사랑을 받는 스가에게도 고민이 있는데 그건 바로 .....
어째 재판할 때보다 더 긴장되는 것 같다. 사실 두 번째 재판은 처음보다 덜 긴장하긴 했다. 정형사가 얻어 터져가며 확보한 증거로 이쪽 진영이 확실하게 유리해졌고 그가 한 말 때문에라도 꼭 이겨야 했으니 부정적인 생각은 끼어들 틈이 없었다. 재판이 끝나자 안도의 울음을 터트리던 피해자 달래주고 나온 뒤 정형사한테 전화부터 걸었다. 밥 언제 사줄 수 있어요?...
"일하는 시간에 담배 피워도 돼요?" "그쪽은요?" 움직일 때마다 조끼에 붙은 뱃지와 명찰이 달그락거렸다. 빵이나 과자를 먹고 받은 캐릭터 뱃지를 조끼에 주렁주렁 달고 있으니 꼭 여기가 놀이공원이라도 되는 것 같다. 케케묵은 골목은 한쪽에 빈 상자와 쓰레기봉투가 한가득 쌓여 있었다. 틈이 좁아 두 사람은 같은 벽에 등을 대고 쓰레기를 보며 나란히 서서 ...
@in_cl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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